
402호 내부는 처참했다. 조직원들이 단목(丹木)의 단서를 찾기 위해 모든 가구와 벽지를 뜯어내고 헤집어 놓은 상태였다. 태하가 문을 잠근 채 집 안으로 들어서자, 오래된 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시영이 단순한 종이 문서 같은 것을 남겼다면, 이 난장판 속에서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림인이 남긴 단서라면, 반드시 은닉술(隱匿術)이 적용되었을 터.’
태하는 흙바닥에 주저앉아 집 안을 찬찬히 살폈다. 그의 시야는 겉으로 보이는 물건을 넘어, 공기 중의 미세한 기운의 흐름을 읽어냈다. 일반적인 시선으로는 보이지 않는, 이시영이 떠나기 직전에 남긴 잔류 내력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의 시선이 주방 싱크대 상판 모서리에 닿았다. 아주 미세하지만, 주변의 기운과 다르게 수렴(收斂)된 내력이 느껴졌다. 마치 물방울 하나가 공기 중에서 굳어버린 듯한 기운이었다.
태하는 싱크대 상판을 손가락 끝으로 눌렀다. 단단한 인조 대리석이었다. 그는 잠룡검술의 잠(潛) 단계의 내력을 손가락 끝에 모아 모서리에 주입했다.
푸욱.
딱딱한 상판이 종잇장처럼 아주 작은 소리를 내며 눌렸다. 태하가 손가락을 넣자, 상판 안쪽에 작은 공간이 느껴졌다. 은닉술 중에서도 고도의 내공 제어가 필요한 기경물화(氣硬物化)를 이용한 공간이었다. 내공으로 사물의 분자 구조를 일시적으로 경화시켜 비밀 공간을 만드는 수법이다.
그 안에는 USB 드라이브 하나와 낡은 편지 봉투가 들어 있었다.
편지 봉투를 뜯은 태하는 편지 내용을 읽었다. 이시영이 쓴 글씨였다.
<"태하에게. 결국 너에게 짐을 지우는구나. 이 USB에는 ‘단목의 위치 좌표’와 ‘제조법’이 들어있다. 나는 독사(毒絲) 조직에게 붙잡히는 순간, 이 정보를 파괴할 것이다. 네가 먼저 이걸 찾았다면, 403호에 숨어 지내는 40대 아저씨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서라도, 이 정보를 강호에 넘기지 마라.
P.S. 네가 교사였을 때, 네 반 아이들이 네 뒤통수를 보고 ‘우리 쌤은 덩치에 안 맞게 어깨가 참 얇다’고 수군대더라. 어깨를 펴라, 마스터 강. 너는 강호의 마스터다.">
태하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스쳤다.
"이 빌어먹을 이시영. 마지막까지 남의 사생활에 개입하는 건 여전하군. 그래도 ‘덩치에 안 맞게 어깨가 참 얇다’는 말은 좀 충격이군. 당장 오늘부터 잠룡술의 운력법(運力法)을 응용해서 어깨를 더 넓게 보이게 연습해야겠어."
태하는 잠시 헛웃음을 쳤다. 극한의 긴장 속에서 이시영이 남긴 엉뚱한 멘트가 잠시 숨통을 트이게 했다. 무림 고수이건, 40대 아저씨이건, 외모에 신경 쓰는 것은 현대무림 생존자의 기본 덕목이 아닐까?
USB를 외투 안주머니에 깊숙이 챙긴 태하는 편지 봉투를 꺼냈다. 이제 이 정보를 가지고 어떻게 조직과 맞설지 계획해야 했다. 하지만 402호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었다.
그때, 402호 현관문 밖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감시팀이 이상을 감지하고 흑패가 직접 움직인 것이다.
덜컹!
문을 뜯고 들어오려는 강력한 힘. 흑패의 흡정혈마공이 문에 실려왔다.
‘젠장! 늦었군. 이 문을 막아내면서 동시에 탈출해야 한다. 403호 아저씨의 평화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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