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리수거를 위해 아파트를 나서는 강태하의 모습은 완벽하게 평범했다. 그의 안경 너머 눈빛에 잠룡검술의 날카로움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아파트 외부에서 자신을 감시하는 조직원, 흑패의 시선을 의식하며 태하는 일상에 충실한 척했다.
‘저 녀석의 기운이 강력하다. 흡정혈마공은 사람의 정기(精氣)를 빨아들여 내공을 증진하는 사파(邪派)의 무공. 저자와의 충돌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태하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면서도 온몸의 근육을 조절했다. 상체는 쓰레기를 분류하는 동작을 취했지만, 하체의 중심은 언제든 급격한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팔괘장(八卦掌)의 활보(活步)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분리수거를 마친 태하는 402호로 향하는 대신, 일부러 아파트 관리사무소 쪽으로 걸어갔다.
“저, 팀장님. 제가 402호에 사는 이웃인데, 며칠째 집주인이 연락이 안 되네요. 혹시 무슨 일 있나요?”
관리사무소 팀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402호요? 이시영 씨? 글쎄요. 별다른 이야기는 없던데요. 다만... 며칠 전에 경찰이 왔다 간 것 같긴 합니다만.”
태하는 여기서 더 이상 정보를 얻을 수 없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이 행동은 흑패에게 ‘단순히 이웃을 걱정하는 주민’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위장이었다.
오후 2시, 낮 시간. 흑패의 감시가 가장 느슨해지는 시간대였다. 태하는 4층 복도에 도착했다. 어제 장포와 날치에게 이침술을 시전했던 곳이었다.
402호의 현관문은 이전에 비해 훨씬 강화된 상태였다. 기존의 디지털 도어락 위에 새로운 특수 전자 자물쇠가 덧대어져 있었다. 이는 단순한 잠금장치가 아니라, 무단 침입 시 강력한 경보음을 울리고, 동시에 원격으로 조직에게 상황을 전송하는 최첨단 보안 장비였다.
태하는 가방에서 휴대용 공구 키트를 꺼냈다. 군 특수요원 시절 익혔던 기술공학적 지식과 무공을 결합할 차례였다.
그는 문에 손을 대고 아주 미세하게 내력을 흘려보냈다. 유화력(柔化力)을 이용해 자물쇠 내부의 전기 회로를 감지하는 동시에, 자물쇠를 둘러싼 금속 프레임에 진동파를 전달했다.
‘자물쇠 내부의 메인 칩은 좌측 상단. 강한 내력을 쓰면 회로가 타버려 경보가 울린다. 최대한 부드럽고 섬세하게... 정화 내공의 섬세함으로 회로를 조작해야 한다.’
태하는 검지손가락 끝에 극도로 정제된 내공을 모았다. 마치 외과 의사가 수술을 하듯, 그의 손가락이 자물쇠의 외부 패널에 닿았다.
스으윽.
내공이 자물쇠 내부의 칩에 닿자, 태하의 머릿속에 전기 신호의 복잡한 흐름이 느껴졌다. 그는 무공을 이용해 칩의 작동 속도를 0.1초 늦추고, 그 짧은 틈을 이용해 강제로 '승인' 신호를 입력했다. 이는 일반적인 해킹 도구로 불가능한, 무공과 과학의 완벽한 융합 기술이었다.
삐빅!
경보음 대신, 작은 녹색 불빛과 함께 자물쇠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태하는 땀을 닦을 새도 없이 재빨리 402호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현대무림의 생존은 무공의 힘뿐 아니라, 이처럼 현대 기술을 무력화시키는 정교함에 달려 있었다. 402호 내부, 이시영이 남긴 단서의 핵심이 기다리고 있었다.
'AI 인공지능' 카테고리의 다른 글
| [AI소설]2025현대무림생존기. 013.흡정혈마공(吸精血魔功)과의 첫 대결 (0) | 2025.10.21 |
|---|---|
| [AI소설]2025현대무림생존기. 012.402호의 역추적 (0) | 2025.10.20 |
| [AI소설]2025현대무림생존기. 010.잠룡의 도약과 독사의 포위망 (0) | 2025.10.20 |
| [AI소설]2025현대무림생존기. 009.일상 무공과 '기혈 개방' (발단 끝) (0) | 2025.10.20 |
| [AI소설]2025현대무림생존기. 008.잔류 기운의 흔적 (0) | 2025.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