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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공지능

[AI소설]2025현대무림생존기. 006.접전(接戰)의 기미

by 고전의숲 2025.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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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봉을 이용한 수련을 마친 태하는 다시 평온한 표정으로 거실 소파에 앉았다. 겉으로는 최신 뉴스를 시청하는 평범한 중년 남성이었지만, 그의 감각은 아파트 복도와 402호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고 있었다. 그의 내공이 주변 환경을 촉수처럼 감지하는 청력(聽力)의 경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잠시 후, 402호 쪽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났다. 조직원들이 임무를 마치고 철수하는 기미였다. 태하는 그들이 단순히 아파트를 떠나는 것인지, 아니면 잠복을 하는 것인지 확인해야 했다.
태하는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근처 배달 음식 앱을 실행했다. 가장 가까운 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치킨집에 전화를 걸었다.
“네, 403호인데요. 후라이드 한 마리요. 그리고 혹시 배달 기사님 오시면, 402호 앞이나 주차장에 좀 수상한 사람 없는지 한번만 봐달라고 부탁 좀 해주세요. 요즘 누가 밤늦게 문 두드려서요.”
태하가 배달을 시킨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음식 배달은 가장 자연스러운 외부인의 출입 경로를 만들고, 둘째, 배달 기사 같은 일반인의 시선으로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었다. 무공을 쓰는 자신과는 달리, 일반인들은 오히려 조직원들의 경계심을 낮추기 때문이었다.
약 30분 후, 배달 기사가 도착했다. 태하는 일부러 문을 완전히 열지 않고 좁게 열어 계산했다. 기사가 어색하게 주변을 둘러보는 것을 확인한 후, 태하는 현금과 함께 음료수 한 병을 건넸다.
“수고하세요. 혹시 이상한 사람 못 보셨나요?”
“아, 네. 딱히... 아까 주차장에 덩치 큰 아저씨 두 분이 담배 피우고 계시던데, 그분들 말씀이신가요? 좀 무섭게 생기긴 하셨더라고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태하는 문을 닫고 한숨을 쉬었다. 그들이 아직 아파트 단지 내에 잠복해 있다는 뜻이다. 조직원들은 402호에서 단목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 못했거나, 아니면 403호의 태하를 경계하기 위해 남아 있는 것 둘 중 하나였다.
태하는 치킨을 뜯는 척하며, 턱 끝에 미세한 내력을 집중했다. 인중혈(人中穴)에 기운을 모아 청력을 극대화시키는 심법이었다. 마치 레이더처럼, 그의 귀는 주변의 모든 소리를 증폭시켰다. 지하 주차장의 시동 소리, 아파트 상공을 지나가는 비행기의 소리, 그리고...
쉬익- 삭.
아파트 뒷산, 폐쇄된 공원 쪽에서 들려오는 칼을 휘두르는 소리. 아주 짧고 날카로운 소리였지만, 태하는 그 소리의 주인이 무공을 수련 중이라는 것을 즉시 알아차렸다. 이들이 단순한 폭력배가 아니라, 경지(境地)에 이른 무력 집단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증거였다.
잠복 중인 조직원들은 자신의 주변에 기운이 흩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아파트 내부가 아닌 외곽의 공원을 수련 장소로 택한 것이다.
‘저 정도 기운을 숨기지 않고 휘두른다는 것은, 자신들이 이 구역에서 가장 강하다고 자만하거나, 혹은 당장 내일이라도 실전(實戰)에 임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태하는 닭다리를 입에서 떼어냈다. 그들의 목적은 402호의 흔적을 쫓는 것뿐 아니라, 이제 자신이라는 변수를 제거하는 것까지 포함된 것이다. 평화롭게 숨어 지내던 강태하의 은둔 생활은 완전히 깨졌다. 이제는 먼저 움직여 그들의 의도를 파악하고 선수를 쳐야 할 때였다.
그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로 향했다. 내일 아침, 그는 402호의 흔적을 쫓아 이시영이 남긴 진짜 단서가 무엇인지 파헤쳐야 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잠복 중인 조직원들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릴 필요가 있었다.
강태하, 잠룡(潛龍)의 역린(逆鱗)을 건드린 대가를 치르게 해줄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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