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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공지능

[AI소설]2025현대강호생존기. 004.잠룡의 움직임

by 고전의숲 2025.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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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하는 402호 문 앞에서 조용히 몸을 돌렸다. 그의 발걸음은 소리 없이 복도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단목(丹木). 그것은 현대 과학으로는 그 성분을 완전히 규명할 수 없는, 극소량만으로도 수련자의 내공 증진을 폭발적으로 돕는다는 영약의 원료였다. 과거 강호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무림의 어둠 속에서 다시 그 거래가 시작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단목. 저들이 찾는 것이 그 희귀 약재의 단서라면, 단순한 채무자 추격이 아니다. 최소한 중견급 이상 규모의 무공 조직이다. 그들의 목표는 어둠의 무림에서 막대한 부와 권력을 손에 넣는 것. 결국 무공으로 어두운 돈을 벌려는 조직 그 자체군.’
강태하의 가문은 대대로 무공을 '수련'과 '수호'의 영역으로 여겼지, 돈이나 권력을 얻는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군 특작부대 시절, 그는 무공이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변질되어 악용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태하는 403호로 돌아와 방에 틀어박혔다. 그는 자신의 내공(內功)을 다시 한번 점검했다. 군 시절, 극한의 임무를 수행하며 그의 내력은 비정상적으로 강력해졌다. 문제는 그 강력함 속에 숨겨진 '살기(殺氣)'였다.
그는 침상에 앉아 척추를 곧추세웠다. 도가(道家) 수련법 중 하나인 '통천(通天) 자세'였다. 그는 모든 의식을 단전(丹田)에 집중하며, 단전에 뭉쳐있는 금속처럼 단단하고 뜨거운 기운을 온몸의 12정경(正經)과 기경팔맥(奇經八脈)을 따라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의도적으로 기운의 강도를 낮추고, 그 성질을 부드럽게 연마했다. 이는 잠룡술의 핵심이자, 고독한 은둔자의 생존 수단이었다. 내공이 강해질수록 주변에 미치는 영향은 커진다. 기운을 억누르지 못하면, 사방에 "나 여기 있소" 하고 외치는 것과 다름없다.
‘내력은 강하되, 그 기운은 물밑에 잠긴 용처럼 고요해야 한다. 기운의 파동이 이웃한 아파트 벽을 타고 넘어가지 않도록, 영대혈(靈臺穴)과 신도혈(神道穴)을 통해 외부로 발산되는 기운을 완벽히 차단한다.’
수련에 깊이 빠져들었을 때, 태하의 귓가에 미세한 소리가 포착되었다.
스륵. 슷.
402호 쪽 벽에서 들려오는 아주 작은 마찰음. 그들이 벽을 통해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 단순히 집을 뒤지는 수준이 아니라, 벽을 뚫거나 특정 장치를 이용해 숨겨진 공간을 탐색하는 소리였다.

태하는 수련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웃집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그냥 넘어가려 했지만, 그들이 단목의 단서를 찾고 있다는 사실이 그를 움직이게 했다. 이대로 방치하면, 저 조직은 이 아파트 단지를 거점으로 삼거나, 아니면 모든 것을 부수고 떠날 가능성이 높았다.
그때, 현관문 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띵동. 띵동.
초인종 소리.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태하는 눈빛이 싸늘하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평화로운 주민이 이 시간에 방문할 리 없다. 그는 숨 쉬는 것마저 잊은 채 문 쪽으로 다가갔다.
현관문 렌즈로 밖을 보니, 덩치가 크고 험상궂은 남자, 장포가 서 있었다. 그 옆에는 조금 더 마른 체형의 남자, '날치'가 함께 서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어둠의 무림인 특유의 오만함과 호전성이 깃들어 있었다.
태하는 문고리를 잡는 대신, 문 뒤편에 조용히 섰다.
"누구세요?" 태하는 목소리를 낮고 굵게 변조했다.
장포가 억지로 친절한 목소리를 냈다. "아, 저... 402호 주인 좀 아시나 해서요. 제가 그분 친구인데, 급하게 좀 만날 일이 있어서요."
"모른다고 말씀드렸는데요."
"하아... 아저씨. 제가 아까 손목이 아파서 대화를 제대로 못 나눴네요. 그냥 솔직하게 말합시다. 우리가 뭘 좀 찾는데, 아저씨가 방해만 안 하면 돼요." 장포의 목소리가 싹 바뀌며 위협적으로 변했다.
태하는 문을 열지 않았다. 대신, 미세한 내력을 손가락 끝에 모아 문쪽으로 방출했다.
징-
강화된 현관문 안쪽에서 아주 작은 금속 떨림이 발생했다.
"저희 집 문은 단단해요. 그리고 저는 경찰에 신고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장포는 그 '징' 소리를 명확히 들었다. 그들의 귀는 일반인과 달랐다. 장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봐! 이 아저씨... 내공 수준이 아까 그 유화력 정도가 아니야! 저 짧은 진동파에 '금경(金勁)'이 섞여 있어! 대장님께 보고해야..."
"늦었어, 장포." 날치라고 불린 마른 남자가 재빨리 장포의 어깨를 잡았다. "이 아파트는 우리가 감시 중인 구역이다. 이 아저씨가 뭘 알든 모르든, 이제 우리 조직의 관심 대상이 된 거야. 어차피 402호 일만 마무리하면 돼. 그때까지는 조용히 시키자고."
태하는 문 뒤에서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들이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의심은 곧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숨어 지내던 잠룡(潛龍)이 이제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 시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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