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3호에 돌아온 강태하는 캔커피를 내려놓자마자 서재로 들어섰다. 서재는 방음 설비와 차폐막이 설치된 그의 비밀 수련 공간이었다. 그는 창문이 없는 벽을 손으로 짚었다. 차가운 벽돌 뒤에는 최첨단 소재로 만든, 미세한 기(氣)의 흐름마저 감지하는 센서들이 내장되어 있었다.
태하는 침상에 앉아 곧바로 호흡을 가다듬었다. 아까 그 덩치 큰 남자에게 흘려보낸 유화력(柔化力)은 내공 수련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경계(警戒)의 술법'이었다. 과도한 힘을 쓰지 않으면서 상대의 약점을 찔러 자신이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알리는 수단이었다.
‘삼류 암가(暗家)의 무공이다. 내공의 수련은 게을리하고, 겉 근육과 힘줄만 억지로 강화시킨 탁한 기운. 저런 자들은 타인에게 경혈(經穴)을 함부로 노출하는 것을 꺼린다. 방금 그 녀석은 손목의 태연혈(太淵穴) 부근에 내가 흘려보낸 미세한 기운 때문에 순간적으로 맥이 막혔을 것이다.’
태하의 몸속에서 따뜻한 기운이 단전(丹田)을 중심으로 서서히 퍼져나갔다. 그의 무공은 가전(家傳)의 심법과 군에서 익힌 실전 기술이 융합된 형태였다. 가문의 심법은 본래 도가(道家) 계통의 순수하고 정갈한 '정화(淨火)'의 기운이었으나, 전쟁터에서 수많은 실전 경험을 겪으며 그 기운이 '단금(斷金)'의 파괴적인 속성을 띠게 되었다.
이처럼 무공이 오염되고 현신(現身)하는 것을 막기 위해, 태하는 매일 밤 내력을 순환시키며 그 기운을 다시 맑고 고요하게 은신(隱身)시키는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
한편, 손목의 통증이 채 가시지 않은 덩치 큰 남자, '장포'는 허름한 주차장 안쪽에서 조직의 보스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대장님, 그 403호 아재... 수상합니다."
"수상해? 네가 하는 일이 겨우 동네 아저씨 감시하는 거냐?" 수화기 너머에서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닙니다! 아까 제가 경고 차원에서 어깨를 잡았는데, 그 순간 제 손목이 찌릿하게 저리면서 힘이 풀렸습니다. 이건 단순한 반사 신경이 아닙니다. 최소한 '소성(小成)'의 경지에 이른 내공 수련자의 수법이었습니다!"
조직의 보스, '독사'는 잠시 침묵했다. 그들은 현재 402호에 살던 중요한 타겟을 쫓고 있었다. 그 타겟이 도주하며 남긴 '약재 리스트'가 그들에게는 어둠의 무림에서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호오? 소성이라... 시골에서 수련이나 하다가 서울로 기어 들어온 은둔 고수쯤 되는가 보군. 강호에 발을 끊었다고 방심하는 멍청한 놈들이 제일 위험하지."
독사는 나직하게 지시했다. "그냥 놔둬라. 우리의 목표는 402호에서 도망친 '이시영'과 그 리스트다. 괜히 덤벼서 우리의 현신(現身)을 앞당길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혹시라도 그 아저씨가 이시영과 관련이 있다면? 그때는 바로 '제압(制壓)'이다. 장포, 네가 감시를 계속해."
그날 밤 늦게, 태하는 다시 402호 앞을 찾았다. 조직이 아직 철수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태하는 자신의 몸을 극도로 억제했다. 복식호흡을 통해 폐에 쌓인 탁한 기운을 비우고, 온몸의 근육을 이완시켰다. 군에서 익힌 극한의 은신술, 일명 '잠룡술(潛龍術)'이었다. 이 술법은 단순히 발소리를 줄이는 것을 넘어, 신진대사를 극도로 낮춰 주변의 기온이나 습도 변화에 끼치는 자신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경지였다.
그는 402호 현관문에 귀를 댔다. 문은 굳게 닫혀있었으나, 안에서는 아주 작은 움직임이 느껴졌다.
‘아직도 있다. 문틈으로 느껴지는 미세한 기운. 한 명이 아니군. 두 명이거나 세 명. 그들이 찾는 것이 단순한 돈이 아님을 방증한다.’
태하는 문고리 근처에 남은 금속성 기운을 다시 한번 예민하게 감지했다. 그것은 단순한 공구가 아닌, 무공을 수련한 자가 손에 쥐었던 단단한 무기의 잔향이었다.
그때, 402호 안에서 아주 낮은 대화 소리가 새어 나왔다.
"대장님이 시간 없다고 했다. 서랍이고 뭐고 다 뒤져. 단목(丹木)에 대한 단서는 무조건 찾는다."
단목(丹木). 무림에서 희귀한 내공 증진 약재를 만드는 데 쓰이는 영물(靈物)의 이름.
태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의 은둔 생활은 끝난 것 같았다. 그가 가장 피하고 싶었던, 어둠의 돈과 무공이 결탁된 사건에, 403호 아저씨 강태하가 깊숙이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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