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컥.
강태하는 방음이 잘 되는 403호 현관문을 닫았다. 문밖의 소란은 차단되었으나, 두드러기와 같은 불쾌한 기운은 머릿속에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가 굳이 인적이 드문 지하 주차장 구석에서 내공 수련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내공(內功)이 일정 경지에 이르면, 기(氣)의 순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주변 공간에 미세한 공명 현상을 일으킨다. 이를 **‘진동파(震動波)’**라고 불렀는데, 웬만한 고수들은 이 진동파를 감지하여 수련자의 위치와 무공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곳 아파트는 지은 지 오래되어 벽이 두껍고, 지하에는 대형 환풍기 소음까지 있어 진동파를 묻어버리기 가장 좋은 환경이다.’
군 특작부대 시절 익힌 '은신술'은 그의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는 단지 숨어 사는 것이 아니라, 강태하라는 평범한 아저씨로 위장하고 그 위에 철저한 방어막을 친 셈이었다.
그럼에도 어젯밤 402호 앞에서 느껴진 탁하고 공격적인 기운은 그의 평화를 위협했다. 그 기운은 이른바 **'삼류 암가(暗家)'**에서나 볼 수 있는, 무공을 오로지 돈벌이나 협박에 악용하는 자들의 것이었다. 내공은 제대로 닦지 않고, 힘만 키워 상대를 찍어 누르려는 졸렬한 방식.
다음날 아침. 태하는 쓰레기를 버린다는 핑계로 402호 앞을 지나쳤다. 문고리 근처에 희미한 긁힌 자국과 함께, 미세한 금속성 기운이 남아 있었다. 단순히 문을 주먹으로 두드린 것이 아니라, 어떤 무기를 사용해 위협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단순 채무 관계는 아닐 수도 있겠군. 저들이 찾는 건 물건이거나, 혹은 무공과 관련된 뭔가를 쥔 사람이다.'
태하는 예민한 감각으로 상황을 분석했다. 자신의 평화가 깨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단순히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그날 오후, 태하가 동네 슈퍼에서 캔커피를 사 들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아파트 입구 화단 옆에서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402호 앞에서 행패를 부리던 두 명 중 덩치가 더 크고 험상궂게 생긴 남자였다.
남자는 담배 연기를 푹 뿜으며 태하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그 경멸적인 시선에 태하는 일부러 어깨를 살짝 움츠리는 '평범한 주민' 연기를 했다.
"어이, 아저씨." 남자가 목소리를 낮췄다. "어제 402호 앞에서 알짱거리던데, 뭐하는 사람이야?"
"네? 저는 403호 살아요. 그냥 지나가던 길인데요." 태하는 최대한 어눌하게 대답했다.
"403호? 흐음. 그럼 402호랑은 아는 사이야?"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요. 모르는 사람입니다."
남자는 피식 웃더니 담배꽁초를 길바닥에 버렸다. 그리고는 태하의 코앞까지 다가와 어깨를 툭 쳤다.
"이봐, 아저씨. 요즘 세상에 모르는 척하는 게 상책인 일도 있어. 혹시라도 뭘 봤으면 그냥 못 본 척 잊어. 그리고 402호에 누가 왔다가 갔는지, 뭘 가지고 갔는지. 그런 거 알아보려고 하면 몸이 상할 수도 있거든."
남자의 손이 태하의 어깨를 붙잡으며 힘을 주었다. 단순히 겁을 주는 악력이 아니었다. 남자는 자신의 팔뚝에 미세하게 기운을 모아 태하의 어깨 근육을 압박했다. 이는 무공 수련자만이 할 수 있는 위협이었다.
순간, 태하의 눈이 아주 미세하게 번뜩였다. 일반인은 감지조차 못 할 찰나의 순간.
태하는 팔에 힘을 주어 캔커피를 쥐는 척하며, 잡힌 어깨 쪽으로 몸의 무게중심을 0.1mm 가량 이동시켰다. 이와 동시에, 상대의 손목에 닿은 자신의 팔꿈치 안쪽으로 가벼운 **'유화력(柔化力)'**을 흘려보냈다.
푸슉-
남자는 비명을 지르는 대신, 순식간에 자신의 손목 안쪽 인대가 찌릿하게 저려오는 감각을 느꼈다. 마치 전기가 흐른 듯한 짧고 날카로운 통증.
"아, 욱!"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욱' 하는 소리와 함께 손을 놓았다. 놀란 눈으로 태하를 바라봤지만, 태하는 순진한 얼굴로 어깨를 문지르고 있었다.
"어이쿠, 저를 세게 잡으셨나 봐요? 죄송합니다. 제가 어깨가 좀 안 좋아서."
남자는 황급히 손목을 흔들며 고통을 없애려 했지만, 알 수 없는 힘이 짧은 순간 자신의 기운을 역류시켰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태하는 씨익 웃으며 가던 길을 재촉했다.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남자는 태하의 뒷모습을 노려봤다. 단순한 아저씨가 아니다. 방금 그 '유화력'은 확실히 고수의 솜씨였다.
"젠장... 놈이 강호에 발을 담근 놈일 줄이야. 이걸 대장님한테 보고해야 하나?"
평화를 지키려던 태하의 작은 움직임이, 결국 더 큰 소용돌이를 불러올 씨앗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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